1. 상품구성 : DISCS 4장 (총 4편 구성) 

*** 프로그램 내용 *** 

가. 카스테라 (러닝타임 : 120분)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고3임에도 불구하고 난 여러 일터를 전전했다. 아니 전전해야만 했다. 오후엔 주유소에서, 또 밤에는 편의점에서. 그러다 코치형의 소개로 푸시맨까지 겸하게 된다.
푸시맨이 좋은 점은 전철을 공짜로 탄다는 것, 팔 힘이 세진다는 것, 게다가 다른 알바에 전혀 지장을 안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공사 소속이니 지불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가 죽을 동 살 동 모르게 직업전선에 열심일 즈음 나라는 흥청망청 끝간 데 없는 빚잔치를 벌이고, 어머닌 병원에 입원해 계셨고, 아버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항사 바쁘셨다.


나. 꿈 (러닝타임 : 120분) 

삼국유사의 '조신의 꿈'편을 각색한 것이라는 것


다. 깃발 (러닝타임 : 120분) 

TV문학관 깃발

전기공인 ‘나’는 정전 사고의 원인을 찾아 전신주를 점검하던 중에 전신주 아래 가지런히 벗어 놓은 구두 한 켤레를 발견한다. 전신주를 올려다보니 맨 아래 디딤쇠에 양복상의가 걸려있었고 그 위의 디딤쇠에는 바지, 또 그 위에는 와이셔츠가 걸려 있었다. 누군가 전신주를 올라가면서 디딤쇠마다 옷가지를 벗어 걸어둔 것이다. 양복 상의와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거쳐 마지막 꼭대기에는 남자의 삼각팬티가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다. 나는 옷가지들을 걷어 내려온다. 양복 안에는 업무일지로 보이는 작은 수첩이 들어있다. 비에 젖어 내용을 잘 알아볼 수는 없지만, 수첩 안의 일정표는 빼곡히 차 있고 고객들의 이름과 기념일이 정리되어 있다. 수첩의 뒷부분을 펼쳐보니 일기로 보이는 글이 적혀있다. 나는 전신주에 기대어 ‘그’의 일기를 읽어 내려간다.

라.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러닝타임 : 100분) 
매설가(소설가의 당시 호칭) 모독은 장희재(장옥정의 오라비)의 하수 
인들에게 납치된다. 모독은 장희재로부터 서포 김만중이 자신에게 보 
낸 서찰로 인해서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심한 고문 끝에 중전 앞 
에 끌려간 모독은 예전에 자신이 세책방에서 소설책을 선물한 사람이 
지금 자신 앞에 앉아있는 중전임을 알아보지 못한다. 반면 중전은 과 
거에 자신이 좋아했던 매설가 모독을 보고 만감이 교차한다.